한국 채권 팔아치우던 외국인…6개월 만에 귀환

입력 2017-01-25 18:44  

강달러 한풀 꺾이자 매수 전환
작년말보다 보유액 7000억 늘어



[ 김진성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한국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작년 12월까지 5개월간 이어진 대규모 매도가 일단락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생겨나고 있다.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인 데 따른 반응이라는 해석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 채권 보유 잔액은 지난 22일 현재 90조308억원으로 작년 말(89조3360억원)보다 7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7조원가량 줄었던 잔액이 6개월 만에 증가했다. 미국의 금리 상승과 ‘트럼플레이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로 외국인들은 작년 4분기에만 국내 채권 투자자금에서 5조원 넘게 뺐다. 이는 2009년 이후 같은 기간 최대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채권을 오랜만에 다시 사들인 배경을 외환시장에서 찾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9월 초 달러당 1090원에서 12월 말 1212원까지 치솟다가 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주로 외환 관련 차익이나 위험회피(헤지) 목적으로 신흥국 국채에 투자한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낮을 때 채권을 산 뒤 오를 때 팔아 차익을 실현하려는 외국인들이 다시 한국 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화 약세 전환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완만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내놓지 않으면서 기존 ‘연 3회 인상’ 관측이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달러 강세를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내정자가 달러 강세를 우려한다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채권시장은 환율 안정과 탄탄한 국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한국 채권 매수세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작년 8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등급 10단계 중 세 번째로 높은 ‘AA0’로 한 단계 올렸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와 유럽 중앙은행들이 만기 5년 이상 중장기 국고채 매수를 늘리고 있다”며 “건전 재정에 기초한 한국 정부 채권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투자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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